[스크랩] 봄을 기다리며

필부 2012. 3. 24. 18:24

귀가 가렵다. 요즘 귀가 가려워 후비고 싶을 때가 많다. 부쩍 귀가 가렵다. 누군가 내 말을 하고 있나보다. 그래서 그 말을 엿듣고 싶어 귀가 가려운가 보다. 그러나 나를 아는 그 누군가가 내 말을 한다고 그 속말까지 알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그럴 필요가 없다 생각하지만 그래도 궁금하다. 그래서 귀가 가렵다. 가렵다고 생각하니 더욱 가려워지는 게 인간 속성이다. 그 누구 있어 그리움을 태우고 나는 그리움 타는 냄새에 취해 귀앓이를 즐긴다. 그는 누구인가? 커피 한잔 마주하고 일렁이는 커피 잔에 지나온 사연을 녹이고 싶다. 못다 한 말을 풀어 놓고 그 누구의 귀를 후벼주고 내 귀 또한 그 누구에게 맡겨두고 싶다. 봄이 다 갈 때까지, 눈을 감을 때까지 맡겨 두고 싶다. 귀 가려운 분은 제가 그리워한다는 사실을 알아주세요. ㅎㅎㅎㅎㅎ

출처 : 어부림 ( 魚付林 )
글쓴이 : 거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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