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오늘도

필부 2012. 2. 23. 18:47

얼었던 강물이 풀려 영산강은 잰걸음으로 흘러갑니다. 이따금 하얀 철새들의 날갯짓이 정지된 풍경이 아니고 말해 줍니다. 창가에 서서 안개와 어둠이 섞여 하루를 마치는 조화로운 자연의 순리를 고적하게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나는 무엇이고 너는 누구이고, 그대는 또한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없는 시작과 과정, 그리고 결말은 우리에게 무슨 의미인지? 의미를 찾아 떠나온 나의 구도는 작은 소득도 없이 그저 허옇게 내려앉은 머리에 서릿발을 얹고 멍청히 오늘도 하루를 마칩니다. 살다보니 별별 일을 겪게 되고, 죽을 만큼 아픔도, 죽는 것이 편할 것 같은 슬픔 속에 미쳐 보기도 했습니다. 이 모두 정체성의 문제. 생각하는 자의 의식 때문이라는 자책으로 결론을 지으며 더더욱 치밀어 오르는 슬픔이 사람의 부족함이었습니다. 8년여를 과거의 삶, 더불어 살아온 사람들과 교감이나 교류를 단절하고 철저하게 고독한 삶으로 성찰 속에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이 또한 무슨 의미이겠느냐는 생각을 하며 마음속에 내재한 부처를 찾아왔듯이 동행하시는 주님과 같이하기를 위해 최선을 다 해 봅니다. 그러나 이 길도 거저 오는 게 아니라 부단한 탐구에 의해 얻어지는 거라 합니다. 겸손해지자. 감사하자. 사랑하자. 이렇게 오늘도 살고 있습니다. 모든 분들 사랑합니다. 뵌적 없는 분들이지만 항상 가족처럼 따뜻한 정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출처 : 어부림 ( 魚付林 )
글쓴이 : 거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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