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란 무슨 책인가? / 오강남 성경의 정경화(正經化) 그리스도교에서는 불교와 같이 1차, 2차, 3차 결집 같은 것이 없었지만 그와 비슷한 과정을 통해 오늘 그리스도교에서 가지고 있는 경전이 ‘정경’으로 성립되었다. 구약이나 신약의 문헌들은 물론 오랫 동안 구전으로 내려오다가 드디어 문자화되고 그렇게 문자화된 문서들은 일정 기간 각각 독립된 문헌으로 돌아다녔다. 히브리어 성경(구약)의 경우 물론 그리스도교와 관계없이 유대교 자체 내에서 유대인 학자들이 서기 90년경 팔레스타인 얌니야(Jamnia)에 모여 지금과 같은 내용의 경전으로 확정 지었다. 이렇게 유대교에서 확정한 유대인의 히브리어 성경을 그리스도교에서 그대로 받아들여 그리스도교 정경의 일부로 인정한 셈이다. 신약은 서기 367년에 알렉산드리아의 주교 아타나시우스(Athanasius)가 그때까지 떠돌던 복음서 등 여러 문서 중 27권을 선정해 그 권위를 인정했는데, 이것이 그 후 그대로 신약성경 ‘정경’으로 확정되었다. 그러나 정경으로 확정된 후에도 5, 6세기까지도 ‘일반 편지서’ 등 몇 가지 책은 달갑지 않은 책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특히 마지막 책인 『요한 계시록』의 경우 10세기까지도 그리스도교 전체적으로는 인정받지 못한 책이었다. 다 아는 이야기지만 성경이란 처음부터 오늘 우리가 보는 책과 같이 얇은 종이에 인쇄된 후 가죽 뚜껑에 금박이 칠해진 책으로 제본되어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다. 구전으로 내려오다가 문자화되고 그것이 계속 하나 하나 손으로 필사되어 전해져 내려왔기 때문에 인쇄술이 발명되기 전까지는 아무리 조심스럽게 베껴 쓴다고 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사본마다 약간씩 다를 수밖에 없었다. 불경이든 성경이든 경전의 ‘원본’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고, 수많은 필사본들만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성경이나 불경에 일점일획의 오류가 없다는 말은 적어도 그 본문을 두고서는 성립할 수 없는 주장이다.
출처 : 어부림 ( 魚付林 )글쓴이 : 거울 원글보기메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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