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성경이란 무슨 책인가? / 오강남 1.성경의 구조

필부 2008. 10. 12. 09:45
 

성경이란 무슨 책인가? / 오강남 지난 회에는 서론적으로 불교인으로서 왜 그리스도교를 아는 것이 좋은가, 종교 간의 대화와 상호 이해는 무엇을 위한 것인가, 이웃 종교에 대한 태도로 어떤 것들이 있는가 하는 문제를 두고 간단히 살펴보았다. 한국 종교인구의 거의 절반씩을 차지하는 불교와 그리스도교가 서로 무관심한 ‘독백적’ 관계 내지는 불목하는 관계를 계속한다면 이는 두 종교에 불행한 일일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조화와 평화를 위해도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 이를 대화와 상호 이해와 협력관계로 바꿈으로 두 종교가 모두 각자의 종교적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고 나아가 한국 사회 전체의 지속적인 안정과 번영을 가져오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이번 회에는 본론으로 들어가 그리스도교의 창시자로 알려진 예수님의1) 삶과 가르침을 이야기하려고 했지만, 그러기 전에 우선 그리스도교의 경전인 성경에 대해 알아보지 않을 수 없어 성경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리스도인들의 경우 예수님의 생애와 가르침은 물론 오늘 그리스도인들의 믿음과 삶을 꼴 지우고 이끌어가는 기본 가르침이 성경에 기초한 것이라 보고 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이 믿는 바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그렇게도 중요한 성경이 어떻게 이루어졌고, 그것이 어떤 성격의 책인가,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는가 하는 것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성경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나야 다음에 다룰 나사렛 예수는 어떤 분인가, 그의 가르침의 핵심은 무엇인가, 교회에서 믿는 바가 무엇인가 하는 문제도 이해하기가 쉬워질 것이다. 성경의 구조 그리스도교의 경전을 ‘성경(聖經)’이라고 한다. 영어로 ‘바이블(the Bible)’이라고 하는 말은 그냥 ‘책’2) 이라는 뜻이다. 성경은 크게 ‘구약(舊約, Old Testament)’과 ‘신약(新約, New Testament)’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약은 히브리어(Hebrew)로 씌어진3) 유대교의 경전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고, 신약은 그리스도교가 생기면서 그리스어(Greek)로 씌여진4) 그리스도인들만의 문헌이다. 1) 구약 - ‘구약’은 물론 그리스도인들이 ‘신약’과 대비해서 부르는 성경의 앞부분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유대인들에게는 그대로 그들의 완전한 경전이기에 유대인들 앞에서 그들의 경전을 ‘구약’이라고 하는 것은 실례되는 말이다. 현재 학계에서는 그리스도교를 논의할 때 신약과 대비되는 말로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구약’이라는 말 대신, ‘히브리어 성경’, 혹은 유대인이 자기들의 경전을 부를 때 사용하는 ‘율법(Torah)과 선지자(Nebi’im)와 문서(Kethubim)’라는 긴 이름의 첫 글자를 따서 ‘타나크(Tanakh)’라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스도교 ‘구약’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성경은 그 본래의 명칭이 말해주는 것과 같이 ‘율법과 선지자와 문서’라는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 ‘율법’에 해당하는 부분은 천지 창조와 아담 하와를 비롯하여 인류 초기 역사에 등장한 부조(patriarchs)들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창세기』,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자손들이 이집트에서 탈출한 경험을 이야기하는 『출애굽기』, 이스라엘이 어떻게 종교적인 삶을 살 것인가 그 규례와 제사법 등을 말해주는 『레위기』, 이스라엘 자손들의 인구조사 이야기로 시작하여 그들의 광야 생활을 말하는 『민수기』,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과 새로이 맺는 언약을 주로 다루는 『신명기』라는 다섯 권의 책으로 이루어졌다. 이를 ‘모세 오경(Pentateuch)’이라 하기도 한다. 한국 가톨릭 성경에서는 출애굽기를 『탈출기』라 번역했다.5) 히브리어 성경 둘째 부분인 선지서 혹은 예언서에 속하는 것으로는 『여호수아』 『사사기(판관기)』 『사무엘』 『역대기』 등과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에제키엘)』 등 대선지서와 『호세아』 『요엘』 『아모스』 등의 12 소선지서 등이 포함되어 있다. 셋째 부분인 문서에 속하는 것으로는 『에스라(에즈라)』 『느헤미야』 『에스더(에스테르)』 『욥기』 『시편』 『잠언』 『전도』 『아가』 등이 있다. 개신교에서는 위와 같이 유대교 경전에 포함된 것과 같은 내용을 그대로 ‘구약’ 성경으로 받아들여, 『사무엘』을 『사무엘 상』과 『사무엘 하』로 나누는 등 이를 모두 39권으로 분류해 놓았다. 한편 가톨릭은 이 외에 유대교 전통에서 내려오긴 하지만 유대교가 자기들의 정경으로 인정하지 않은 『바룩』 『토빗』 『유딧』 『마카베오 상 하』 등 십 여 권으로 구성된 이른바 ‘외경(外經, apocrypha)’이라는 것을 구약 성경과 동일한 권위를 가진 정경의 일부로 받아들인다.6) 2) 신약 - 그리스도교에서는 구약이 모두 예수님과 그리스도교의 출현을 예표하기 위해 씌여진 준비 단계의 책이라 그 자체로는 완전하지 않다고 여긴다. 구약에 예표된 예수님과 예수님의 가르침, 거기서 생겨난 그리스도교 신앙을 직접적으로 가르쳐주는 책은 바로 ‘신약’이라 주장한다. ‘신약’ 첫 부분에는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말해주는 『마태(마태오)복음』 『마가(마르코)복음』 『누가(루카)복음』 『요한복음』의 4복음서가 나온다. 4복음서 중 처음 셋을 일반적으로 ‘공관(共觀, synoptic)복음’이라 하는데, 예수님의 생애를 약간씩 다른 시각이지만 대체적으로 ‘공통된 시각에서’ 기록했다는 의미에서이다. 이 세 복음서에 비해 『요한복음』은 초대 교회에서 발달한 나름대로의 독특한 신학적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복음서와 구별된다. 신약의 4복음서 다음에는 예수님의 제자들인 사도들이 어떻게 그리스도교를 시작하게 되었는가를 중심으로 하는 그들의 행적을 비교적 소상하게 기록한 『사도행전』이 등장하고, 뒤를 이어 로마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보낸 편지 형식의 『로마서』 등 전통적으로 바울(바오로)이 썼다고 여겨지는 14편의 ‘바울 편지서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 다음으로 야고보, 베드로, 요한, 유다가 썼다는 ‘일반 편지서들’이 들어가 있다. 끝으로 사도 요한이 밧모 섬에서 계시 받은 것을 기록했다는 『요한 계시록(묵시록)』이 들어 있다. 이렇게 신약은 모두 27권으로 이루어져 있어 구약 39권과 합해 ‘성경 신구약 66권’이라 통칭하기도 한다. 여기서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에 보다 직접적으로 관계된 신약에 대해 약간 부연하면, 신약 성경 27권은 연대기적으로 배열된 것이 아니다. 27권 중 제일 먼저 쓰인 것은 바울 서신 일부로 대략 서기 50년대에서 60년대에 쓰였으리라 보고 있다. 바울이 자기가 세운 교회 교인들에게 그리스도교 믿음의 내용을 설명하고 그것이 유대교와 어떻게 다른가에 대해 쓴 편지들이다. 복음서들의 경우, 예수님을 따르던 사람들이 점점 죽어가고, 특히 서기 70년 로마가 예루살렘을 공격하므로 예루살렘 교회와 교회 지도자들이 사라짐에 따라, 예수님에 대한 기억이 점점 희미해지자 뭔가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기록으로 남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기록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예수님의 사망 후 40년 정도가 지난 서기 70년대에 그 동안 구전으로만 내려오던 자료와 초기 기록들을 모아 처음 기록으로 남긴 것이 바로 『마가복음』이었다. 다음으로 『마태복음』 저자와 『누가복음』 저자가 『마가복음』에 쓰인 내용을 근거로 하고 각각 자기들 나름대로 구할 수 있던 다른 재료들을 덧붙여 대략 80년경에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을 썼으리라 짐작한다. 이 때 『마태복음』과 『누가복음』 저자들이 『마가복음』 이외에 독자적으로 참조한 자료를 ‘Q’라고 하는데, 이는 독일어로 ‘자료’를 뜻하는 ‘Quelle’의 첫 자를 따서 붙인 이름이다. 마지막으로 서기 100년 전후로 『요한복음』이 씌어졌으리라 보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출처 : 어부림 ( 魚付林 )
글쓴이 : 거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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