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과 애정의 차이는 무엇인가. "좁은 문"의 작가 앙드레 지드는 동성애적 경향이 있어 여성에 대해서는 전혀 성욕을 느끼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어쨌든 지드는 그의 부인 마들렌을 너무도 청순화시켜 동경했고 순수한 애정은 육체적 쾌락과는 별개의 것이라고 믿었다. 앙드레 지드의 명작 "좁은 문"의 배경지 마을인 쿠베르빌이 있다. 앙드레 지드는 이 평화로운 마을에서 마들렌을 만나 결혼하는데, 그 과정을 소설로 엮은 것이 바로 소설 "좁은 문"이다. 사촌 누이였던 마들렌과의 결혼 생활은 구도자와 같은 좁은 문을 여는 길이었고, 동반자 지드 부인은 육체적으로 순결한 처녀로 생을 마쳤다. 그가 원하고 바라든 좁은 문으로 마들렌을 인도했는지, 그런 관계가 둘 다 행복하게 만들었는지는 모를 일이다. 책꽂이에 꽂혀있는 "사랑의 독은 왜 달콤할까"라는 책을 書名의 이상한 느낌에 끌려 꺼내들고 " 사랑과 우정의 사이"란 장을 읽었다. 저자는 신경정신과 이나미 박사로, 서문에 정신과 의사의 견해로 쓰여진 것이 아님을 밝혀, 정신의학적인 접근과의 구분을 요구하고 있다. 그저 생각되어지는 사랑에 대한 평소의 견해를 밝히는 것이라고 부언 한다. 이성간에 우정의 존립에 대한 의구심을 앙드레 지드의 결혼 생활로부터 시작하였기에 살을 붙여 이 글의 초두에 올렸다. 그녀는 지드가 동성애자였기에 아내를 성애의 대상이 아닌 친구이자 인생의 동반자로 간주했을 것이라면서 남녀 사이에 순수한 우정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면서 남녀 사이의 우정을 굳이 분류하자면 네 가지 유형이 있겠다고 말한다. 첫째, 상대방에게 성적 매력은 느낄 수 없지만 인간적인 향기 때문에 친구처럼 가까이하고 싶은 경우. 둘째, 분명히 이성으로써 호감을 갖고 때로는 성적 상대로 가능성을 내밀하게 가지지만 여러 가지 저항과 조건들 때문에 사랑의 단계로 발전되지 못하는 경우. 셋째, 애초에 이성애 관계로 시작하였지만 사랑이 식어버린 부부 사이처럼 사무, 의무로 유지되는 경우. 넷째, 특별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지만 복잡한 사회관계로 사심 없이 만나는 동료애에 가까운 경우. 몇 개의 가능성을 분류해 보았지만 우정이나 사랑에 대해 명백하게 정의하고 구분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하면서 감정이나 사고에 변하지 않는 본질이 없고 사랑이나 우정의 본체적인 개념이 우리의 머리 속에서 만들어내는 허상일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둘은 가르고 부자연스럽고 인위적인 것으로 우리가 관찰하고 느끼는 구체적 현상, 그 자체에만 특별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냐 자문하면서 덧붙여 이 황량하고 우중충한 세상을 장밋빛으로 볼 수 있다면 충분하고 아름답지 안겠느냐 말끝을 맺었다. 여기서 우리에게 두 가지 문제를 던져 준다. 이성간 우정은 존립되고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인가? 성적 대상이기에 사랑이 성립될 수 있는가의 문제다. 즉 남녀 사이 성에 대한 갈망과 허락이 존재할 때 사랑이고 그것이 없다면 우정이라고 구별해야 옳은 것인가? 그럼 순수하든 그러하지 못하든 이성간 육체적 욕구가 사랑을 성립시키는 충족 조건일 텐데 말이다. 이성간 관계에 대한 글을 쓰려했는데 워낙 타자가 느려 책 베끼기로 끝났습니다. 잠이 와서요. ㅎㅎㅎㅎㅎㅎㅎㅎ 담에 정리를 해 볼게요. 2004.04.30 06:48 꿈길님의 글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가져보았습니다. 사실 간단하게 넘겨버릴 수도 있는 화두겠지만 속내를 가식없이 내 보이면 깊이 곱씹게 되는 아픔들이란 걸 동감하지 않을 수 없는 번뇌이지요. 부질없는 일이라 지워버리면 될 일이지만 가슴 깊숙한 곳에서 돋아나는 회한 비슷한 것들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음에.... 솔직하게 말하라면 탈선이라 해도 좋으니 아름다운 사랑이 있다면 친구도 좋고 연인도 좋으니 간직하고 싶습니다. 허나...... 이 단서가 있으니 ㅎㅎㅎㅎㅎ 꿈길님께서 좋은 화두를 던져 주셨습니다.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간구해볼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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