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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푸른 이유 / 박두규 바다는 왜 푸르냐고 아이가 물었다. 섬과 바위를 쉼 없이 때리다 보니 스스로 멍이 들어서 그런다고 누군가가 말했다. 바다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아이의 손을 잡고 직접 말했다. 나무와 바람, 달맞이꽃이나 하늘다람쥐, 은빛 갈치 떼들이나 독을 품은 방울뱀까지 세상의 모든 생명들이 저마다 품고 있던 푸른 색을 조금씩 보탠 까닭이라고. 결정적인 것은, 네가 그런 의문을 품었기 때문이고 너도 모르게 빠져나간 너의 푸른 색이 나에게 흘러들어 왔기 때문이라고. 너 때문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사람들이 스스로의 외로움을 벗지 못하는 이유는 어린 시절 이미 바다에게 이 대답을 들었건만 어른이 되고나서 그 답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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