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목에 걸리는 외로움 / 강인한

필부 2010. 8. 19. 14:14

목에 걸리는 외로움 / 강인한 인간을 믿나요, 이렇게 말하는 너의 말에는 뼈가 들어 있다. 밤이 깊어지면 나는 그것을 안다. 까마귀떼가 서쪽으로 떠가는 이 비안개 속에서 너의 말의 뼈가 목에 걸린다. 희디힌 너의 외로움을 등뒤에서 나는 찌를 수가 없다. 너의 말은 타오르는 석윳불, 밤이 깊어지면 나의 말은 그 불에도 타지않는 씨가 된다. 인간을 믿나요, 내 말의 씨는 떨구어진다. 불꽃 속에, 네 작은 영혼 위에 광물질의 뿌리를 내린다. 자욱한 바람이 분다.

출처 : 어부림 ( 魚付林 )
글쓴이 : 거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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