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2. .사랑의 이론1. 사랑 (11)

필부 2008. 12. 11. 17:41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2. 사랑의 이론 1. 사랑 - 인간의 실재의 문제에 대한 해답 어린애에게서 흔히 우리는 지식에 이르는 이 길을 매우 분명하게 본다. 어린애는 어떤 것을 알기 위해 분해하고 해체한다. 또는 동물을 해부하기도 한다. 나비를 알기 위해, 나비의 비밀을 드러내기 위해 잔인하게 날개를 잡아뜯는다. 이러한 잔인성의 동기는 보다 깊은 것, 곧 사물과 생명의 비밀을 알려고 하는 소망에 있다. 이 비밀을 아는 또 하나의 길은 사랑이다. 사랑은 다른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침투하는 것이고 이러한 침투를 통해 알려고 하는 나의 욕망은 합일에 의해 만족을 얻는다. 융합하는 행위를 통해 나는 당신을 알고 나는 나 자신을 알고 나는 모든 사람을 안다. 그리고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나는 오직 한 가지 방법에 의해서만 인간에 대한 살아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들의 사고가 제시하는 지식에 의해서가 아니라 합일의 경험에 의해서만 알 수 있다는 것을. 가학성 음란증의 동기는 이러한 비밀을 알려는 소망에 있지만 나는 여전히 무지하다. 다른 사람을 갈기갈기 찢어 놓더라도 내가 한 일은 그를 파괴한 것뿐이다. 사랑은 지식에 이르는 단 하나의 길이며 사랑은 합일의 행위를 통해 나의 물음에 대답한다. 사랑하는 곧 나 자신을 주는 행위에서, 다른 사람에게 침투하는 행위에서 나는 나 자신을 찾아 내고, 나 자신을 발견하고, 나는 우리들 두 사람을 발견하고 나는 인간을 발견한다. 우리 자신과 우리 동료를 알려고 하는 갈망은 델포이의 '너 자신을 알라'는 모토에 표현되어 있다. 이 모토는 모든 심리학의 주요 동기이다. 그러나 이 욕망이 인간의 모든 것, 곧 인간의 가장 깊숙한 비밀을 알려고 하는 한, 이 욕망은 평범한 종류의 지식, 곧 사고에만 의존하고 있는 지식에 의해서는 충족되지 않는다. 가령 우리가 우리 자신을 천 배쯤 더 잘 알게 되더라도, 우리는 근저에 도달하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들의 동료가 우리들에게는 언제나 수수께끼인 것처럼, 우리는 자신에 대해 언제나 수수께끼이다. 충분한 지식을 얻는 유일한 길은 사랑의 행위에 있다. 이 행위는 사상을 초월하고 언어를 초월한다. 사랑의 행위는 대담하게 합일의 경험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그러나 사고에 의한 지식, 곧 심리학적 지식은 사랑의 행위에 있어서 충분한 지식을 위해 불가결한 조건이다. 다른 사람의 실상을 보기 위해서는 오히려 내가 그에 대해 갖고 있는 환상, 곧 불합리하게 일그러진 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나는 다른 사람과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알아야 한다. 인간을 객관적으로 알게 될 때에만 사랑의 행위를 해서 나는 인간을 궁극적 본질에 있어서 알 수 있다.(7)

출처 : 어부림 ( 魚付林 )
글쓴이 : 거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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