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와 불교 그리고 해체철학 / 박경일 1. 들어가는 말

필부 2007. 2. 7. 15:29
 

니체와 불교 그리고 해체철학 / 박경일 1. 들어가는 말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는 포스트모던 시대에 가장 인기 있는 문화현상 내지는 상품이다. ‘어떤 사람들은 죽은 후에 태어난다’는 니체 자신의 말처럼 철학·신학·심리학·문학 등 여러 분야의 역사가 니체 없이는 이해되지 않는다. 독일 철학자 칼 야스퍼스·마르틴 하이데거, 프랑스 철학자 알베르 카뮈·자크 데리다·미셸 푸코가 그에게 빚을 졌으며, 철학과 문학에 있어서 실존주의와 해체주의가 그에게 많은 것을 빚지고 있다. 폴 틸리히와 토머스 알타이저 같은 신학자들이 그들의 빚을 인정했으며, 유대주의 최고의 20세기 사상가 마르틴 부버는 니체를 자기 일생 동안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영향들 중 하나로 손꼽았다. 칼 융·지그문트 프로이트 같은 심리학자들이 깊은 영향을 받았으며, 특히 프로이트는 니체가 과거와 미래의 그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을 꿰뚫는 이해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소설가 토마스 만·헤르만 헤세·앙드레 지드·앙드레 말로,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와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 등이 그로부터 영감을 받고 그에 관해 썼다. 니체는 확실히 지금까지 살았던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들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니체 사후 101년 만에 ‘니체와 불교’의 관계를 돌이켜보는 것은 곧 불교를 21세기라는 거대한 흐름의 한복판에 위치시킴으로써 불교의 위상을 새롭게 재조명함을 의미한다. 니체는 서구 최고의 불교통 쇼펜하워의 영향을 깊이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의 주요 저작들은 실제로 매우 불교적인 발상들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그간 ‘불교적 니체 읽기’에서는 이와 같은 점이 간과되어 왔다. ‘니체와 불교’라는 주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먼저 역사적으로 ‘니체와 불교에 관한 비교연구’들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는지를 개관할 필요가 있다. 그 다음 니체의 불교관을 살펴보고, 포스트모더니즘의 선구로 알려진 니체의 포스트모던성이 무엇이며, 불교가 어떤 지점에서 포스트모더니즘, 특히 해체철학과 만날 수 있는지도 살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