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죽음, 끝이 아니고 새로운 시작 / 이덕진 4. 나오는 말

필부 2007. 2. 6. 23:30
 

[서평]죽음, 끝이 아니고 새로운 시작 / 이덕진 ―오진탁 저, 《죽음, 삶이 존재하는 방식》(청림출판, 2004)― 4. 나오는 말 《죽음, 삶이 존재하는 방식》은 전체적으로 훌륭한 책이다. 안락사 문제·호스피스·낙태·자살·사형제도·에이즈 등에 대한 그의 통찰력은 놀라울 정도이다. 그런데 저자는 그가 하는 주장들마다, 그 바탕에 죽음이 끝이 아니고 다음 생이 있다는 증거로 《티베트 사자의 서》에 제시된 내용, 카톨릭·개신교 등 다양한 종교의 가르침, 임사체험자의 증언, 빙의 현상, 호스피스 봉사자의 증언 등 다섯 가지를 제시한다. 평자는 이 점이 매우 곤혹스럽고 놀랍다. 그리고 솔직히 말한다면 저자의 주장 이후에 발생할 전개상황이 두 가지 점에서 매우 우려된다. 하나는 많은 사이비 종교와 이상한 단체가 저자의 이 이론을 가져다, 자기네들의 입장을 합리화하는데 사용할 것이 두렵다. 평자는 멀지 않은 미래에 이러한 일들이 생길 것이라고 확신한다. 다른 하나는 어렵게 시작된 저자의 생사학이, 그 뛰어난 통찰력에도 불구하고, 다섯 가지의 생사관을 이론적 바탕으로 할 경우 안락사 문제·호스피스·낙태·자살·사형제도·에이즈 등에 대해서도 상당부분 설득력을 더 이상 가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생사관에 다소의 문제가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치를 모두 떨어뜨리지는 않는다. 한 권의 책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비판하기는 쉽고 쓰기는 어려운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행간에 담겨있을 저자의 땀과 생사학에 대한 애정에 대해 경의를 표하면서, 부디 앞으로도 더욱 연구에 매진하여 우리나라의 생사학 발전에 지남(指南)이 되기를 바란다. 이덕진 고려대학교 철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철학박사. 현재 창원전문대 장례지도과 교수. 논저서에 《논쟁으로 보는 불교철학》(공저) 〈보조지눌의 선사상 연구〉 〈간화선의 구자무불성에 대한 고찰〉 〈한국 종교의 상·장례에 관한 고찰〉 〈유교와 불교의 생사관에 대한 일고찰〉 〈우리나라 장례문화의 현황과 그 개선방안〉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