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호수라면
마음이 호수라면,
호수를 담은 그릇이 마음이라 한다면
호수와 호수를 이루는 모든 것이 마음이겠죠.
우리는 자주 헷갈려서 물빛 반짝이는 수면을 바라보게 되고
어쩌다 가끔은 호수를 담고 있는 그릇을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네 마음이란 그릇일 뿐일까.
감정이란 내용물을 담고있는 용기란 말인가.
생각하고 느끼는 모든 정서가 수면에 비춰지는 그림자일까.
살면서 부단하게 마음의 울타리를 치며
가늠하고 또 저울질을 해 봅니다.
잔잔하여 평화를 누리다가도
잔 바람 한 줄기에 파랑이 일어 깨어지게 되니
하는 일이라곤 바람 자기를 바라는 일이오
바람막이 병풍 숲을 조성하는 일에 몰두하기도 합니다.
허나, 이 모두 부질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맙니다.
바람은 불게 되어있고,
구름 끼고 비가 오는 일을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내면의 본질을 찾으라합니다.
거친 파랑이 일어도 호수 깊은 곳은 소요가 없기에
우리는 호수 깊은 곳에서 스쳐 지나는 세월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거죠.
그러므로 한 세상 안온하게 지낼 수 있다는 말이죠.
숨을 쉬는 동물이라서
호수 깊은 곳까지 침잠하지 못한다면
익사가 달관이고 관조가 될 것 같습니다.
마음이 호수와 같다면
절대로 손을 넣어 호수 바닥을 확인하려는 우둔한 몸짓을 멈추고
흔들리는대로 출렁이는 것이 아름답게 늙어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2005.12.24 1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