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다. 한 인간을 도형으로 표시하면 동그라미다. 그러나 그의 궤적을 그린다면 점과 선으로 그려질 것이다. 우선 동그라미만을 생각해 보자.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한 장의 백지로 표현한다면 그 세계에 놓인 동그라미들이 인간들이다. 내면에 내포한 성품이나 가치, 지식, 정보, 정의로 개체를 상징지어 보자. 한 인간의 모든 것을 동그라미의 내연으로, 크고 작고, 건강하거나 나약하고,추하고 아름답게, 나름대로 의미를 가지고 동그라미로 실존한다. 이 세상엔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동그라미들이 존재하고 부단히 움직이며 접촉과 충돌로 상실과 교감으로 슬퍼하고 즐거워한다. 불이 꺼지듯 홀연히 사라지고 탄생하며 쉬지 않고 거대한 무대는 굴러가고 있다. 인간이기에 외로움과 그리움을 알고, 그 부족을 가난으로 인식하여 끊임없는 갈구로 자기 성장과 다른 동그라미와의 소통으로 공동체를 일구며 풍요도 쌓고 일체감과 위로와 공유를 가지며 살아가는 것이다. 개체와 개체의 관계에 대한 형태와 의미 또한 여러 가지일 것이다. 한 인간이라는 동그라미가 바라는 것만으로 존재하는 다른 동그라미를 만난다는 것은 별을 따는 것과 같이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단지 좋아하는 것만으로 다른 부분을 잠재울 수 있어 상호 관계가 성립되는 것은 알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무얼 추구하느냐는 거다. 문제는 무엇이 서로에 대한 접근이냐는 거다. 동그라미와 동그라미가 서로 교감과 정보교류를 통해 가지게 되는 이해라는, 상대에 대한 지식이라는 인식 범주가 공감대라는 말이다. 공감대란 동그라미가 겹쳐지는 교집합이고, 교집합의 넓이가 접촉과 허락의 영역이라는 관계이다. 그 누구를 사랑한다면 교집합의 넓이가 아주 넓다는 뜻이 될 것이다. 두 개의 동그라미가 하나로 합쳐질 수 있다면 아담과 이브가 되겠지만 그 건 꿈같은 이야기라는 실망에 익숙한지 우리 모두 오래이다. 단지 허락된 넓이에서 의미와 기쁨을 가지기에 건강한 관계로 지속되는 힘을 가지게 된다. 나는 하나의 동그라미일 뿐이다. 나는 누구에 어떤 동그라미일까? 나는 어떤 동그라미에서 무엇을 원하는 건가? 도대체 사이버 공간에 무엇을 갈구하는 동그라미인가? 무엇을 간구하는 것인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기에 이 곳에 주절주절 이 헛소리를 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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