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보는 우물 / 이 성 선

필부 2006. 4. 25. 10:24
 

별을 보는 우물 / 이 성 선 사막 작은 나무 곁의 별 아래서 몸을 오그리고 잠을 잤다.옆에는 모래밭을 헤매며 풀을 뜯는 염소들을 위 한 우물이 있었다.낮에는 몰랐으나 밤에 우물은 눈을 뜨고 하늘을 쳐다보며 잠을 자지 않고 깨어 있었다.내 가 누워 눈을 감은 동안에도 우물은 혼자 눈을 뜨고 있 었다.사막이 다 잠든 다음에도 우물은 깨어 별을 바라 보았다.잠들지 않은 내 귀가 우물물 속으로 별이 퐁당 퐁당 빠지는 소리를 들었다. 하늘의 염소가 물을 마시러 내려와 별사이에서 풀을 뜯고 있었다. 다음날 그곳을 떠 났지만 나는 그 후로 내 마음의 사막 한 곳에 밤이면 깨 어 눈을 뜨고 별을 쳐다보는 우물 하나를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