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 /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 이기철 (0) | 2016.06.23 |
---|---|
[스크랩] 섬에서 울다 / 원재훈 (0) | 2016.05.22 |
[스크랩]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 문정희 (0) | 2015.02.27 |
[스크랩] 쓸쓸 / 문정희 (0) | 2013.11.20 |
[스크랩] 밤 편지 / 김남조 (0) | 2013.1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