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2. 사랑의 이론 1. 사랑 - 인간의 실재의 문제에 대한 해답 (1) 분리의 경험은 불안을 일으킨다. 분리는 정녕 모든 불안의 원천이다. 분리되어 있다는 것은 내가 인간적 힘을 사용할 능력을 상실한 채 단절되어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분리되어 있는 것은 무력하다는 것, 세계 -사물과 사람들- 를 적극적으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리되어 있다는 것은 나의 반응 능력 이상으로 세계가 나를 침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분리는 격렬한 불안의 원천이다. 게다가 분리는 수치심과 죄책감을 일으킨다. 분리 상태에서의 죄책감과 수치심의 경험은 성서의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에 표현되어 있다. 아담과 이브는 '선과 악을 알게 하는 지혜의 열매'를 먹은 다음에 그들이 복종하지 않게 된 다음에(불복종의 자유가 없으면 선악도 없다) 자연과의 원래의 동물적 조화로부터 벗어나 인간이 된 다음에 다시 말하면 인간 존재로서 탄생한 다음에 그들은 '발가벗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부끄러워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오래 된 단순한 신화에도 19세기적 외관인 시침이 떼는 도덕이 있는데 이 이야기의 핵심을 성기가 보임으로서 느끼게 된 곤혹에 있다고 우리는 생각해야 할 것인가?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며 이 이야기를 빅토리아 시대의 정신으로 이해한다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점을 간파하게 될 것이다. 곧 남자와 여자가 자기 자신과 서로를 알게 된 다음 그들은 분리되어 있고 그들이 서로 다른 성에 속하는 것처럼 서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은 서로 분리되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아직 서로 사랑하는 것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남남으로 남아 있다. (이것은 아담이 이브를 감싸기보다는 오히려 비난함으로써 자신을 지키려고 한 사실에 의해서도 매우 명백해진다) 인간은 분리된 채 사랑에 의해 다시 결합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의 인식 - 이것이 수치심의 원천이다. 동시에 이것은 죄책감과 불안의 원천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가장 절실한 욕구는 이러한 분리 상태를 극복해서 고독이라는 감옥을 떠나려는 욕구이다. 이 목적의 실현에 절대적으로 실패할 때 광기가 생긴다. 우리는 외부 세계로부터 철저하게 물러남으로써 분리감이 사라질 때에 완전한 고립의 공포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에는 인간이 분리되어 있던 외부 세계도 사라져 버린다.
출처 : 어부림 ( 魚付林 )글쓴이 : 거울 원글보기메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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