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광효과와 초두효과 - 예쁜 얼굴의 탤런트에게는 무엇이 있을까 양영길 (시인, 평론가) 예쁜 얼굴의 탤런트에게는 무엇이 있을까. TV 연속극이나 영화의 여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예쁘다. 이런 예쁜 여자들을 보면 마음도 아름다울 것이고 생각하는 것이나 행동도 아름다울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을 ‘후광효과’라고 한다. 어떤 사람에 대해서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이 형성되면, 그 사람에 대하여 모든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능력도 뛰어나고 인간성도 좋게 보이 고……. 이러한 후광효과는 논리적 판단과 관계없이 긍정적인 특성들은 그 특성끼리 모여 있을 것이라고 인식하여 다 좋게 생각하는 효과다. 이와 상반되는 부정적인 특성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초두효과’라는 것도 있다. 첫인상이 좋아야 한다는 말이 그것이다. 사람들은 선을 볼 때, 첫인상을 좋게 보이려고 옷을 고르고 화장을 하고 거울 앞에서 여러 차례 자기의 모습을 살펴보게 된다. 이렇게 첫인상이 좋으면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이런 초두효과에 의해 어떤 사람에 대한 인상이 처음에 좋게 인식되면, 다음에 부정적인 행동에 대해서도 그의 행동을 합리화시켜 생각하게 된다. 예를 들어 사람을 소개할 때, 좋은 점을 먼저 소개하고 나쁜 점을 나중에 소개하게 되면, 소개를 받는 사람은 좋은 인상을 바탕으로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이 형성되고, 거꾸로 소개하면 부정적 인상을 바탕으로 형성되게 된다는 것이다. 먼저 알게 된 정보가 나중에 알게 된 정보보다 인상적으로 형성된다는 것이 초두효과의 원리이다. 지난 2002년 5월 31일부터 한 달여 동안 지구촌을 달구었던 한일 월드컵 축구 경기는 한국과 일본의 공동 개최였다. 그런데, 개막식을 하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폐회식을 하는 것이 좋은가, 어느 것이 세계인에게 깊이 인식될까. 다른 여러 방법이 있을지 모르지만 심리학에서 말하는 초두효과에 의하면 개회식을 하는 것이 훨씬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세계인들이 개막식이 한국에서 치러지는 것을 보고 이를 인상 깊게 인식하게 되면, ‘2002년 월드컵 축구’ 하면 으레 한국을 중심으로 인식하게 되고, 또 일본에서 치러졌던 여러 경기는 물론 폐회식까지도 한국을 바탕으로 인식하게 된다. 또 이 월드컵 축구 경기에서 4강에 드는 기염을 토하는 강인한 체력과 기술, 그리고 길거리 응원의 질서 속에서 세계인들은 한국을 어떻게 쳐다보았을까. 대한민국의 국민적 열정과 저력을 확인했다면 그보다 다행스러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들은 대한민국은 축구에 대한 열정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활동까지도 열정과 저력이 있는 나라라는 신뢰를 가지고 인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앞의 것은 초두효과의 예이며 뒤의 것은 후광효과의 예라 할 것이다. 이러한 후광효과와 초두효과는 대중문학에서 많이 사용하는 창작과 인기를 끄는 방법의 하나라 할 것이다. TV 연속극인 경우 아주 청순하고 순박한 여주인공이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끌면, 그녀가 나쁜 생각이나 나쁜 행동을 하게 되더라도 그 개인의 성품으로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그를 그렇게 만든 사람이나 사회를 찾아 그를 탓하고 미워하면서 그 여주인공을 동정하게 된다. 이는 예쁜 얼굴인 후광효과를 등에 없고 초두효과를 노리는 작가의 한 기법인 것이다. 주인공을 동정하게 되면 저절로 인기가 높아지기 때문에 작가들이 이 방법을 놓칠 까닭이 없지 않겠는가.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말도 있다. 옛날 중국에 원숭이를 키우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원숭이들에게 토란을 아침에는 세 개, 저녁에는 네 개를 주었는데, 원숭이는 너무 작다고 투덜대었다. 그래서 그는 아침에는 네 개, 저녁에는 세 개를 주었더니 원숭이가 만족했다는 이야기다. 이것을 초두효과의 예로 본다면 지나친 해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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