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웰빙시대에 왜 웰다잉을 말하는가 / 오진탁 終

필부 2007. 8. 11. 14:00
 

웰빙시대에 왜 웰다잉을 말하는가 / 오진탁<한림대 생사학연구소장> 어떻게 죽을 것인가 우리는 죽음 앞에서 평등한 존재이지만, 죽음을 실제로 맞이할 때에는 대략 9가지 서로 다른 모습으로 죽어간다. 우리가 함께 삶을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똑같은 삶을 살고 있지 않고 죽음을 똑같은 모습으로 맞이하지도 않는다. 어느 날 불현듯 죽음이 찾아오면 자연스럽게, 평온하게 수용하는 그런 죽음이 아니라, 자살과 같이 인위적인 방식으로 삶을 마감하는 죽음은 바로 건강하지 못한 죽음이다. 또 죽어가는 사람의 9 가지 반응 가운데 죽음을 두려워하는 첫 번째 반응, 자신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는 두 번째 반응, 왜 자신이 죽어야 하는지 분노하는 세 번째 반응도 건강하지 못한 죽음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건강한 삶을 원하듯이, 마찬가지로 누구나 건강한 죽음을 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사람들은 마치 불행한 죽음을 바라기도 하는 것처럼 죽음 앞에서 크게 흔들린다. 우리는 지금까지 어떻게 사느냐 하는 문제만 생각했을 뿐, 어떻게 죽을 것인 지 거의 생각해본 일이 없다. 삶과 죽음은 서로 다르지 않으므로, 어떻게 사느냐 하는 물음은 이제 어떻게 죽을 것인가 하는 질문으로 바뀌어야 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물음은 너무 세속적인 틀에만 얽매이게 하지만, 어떻게 죽을 것인가 하는 물음은 삶과 죽음에 대한 보다 포괄적이고도 심층적인 문제제기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죽음을 맞이하는 방식은 그의 삶을 비추어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죽어 가는 방식을 통해, 우리는 그의 삶을 되새겨볼 수 있다. 만일 어떤 사람이 건강하지 못한 방식으로 삶을 마감했을 경우, 그의 삶 역시 건강하지 못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죽는 바로 그 순간 좋든 싫든 우리의 진정한 모습이 드러난다. 우리 삶에는 거짓이 통용되지만, 죽음의 순간 자신 존재의 값어치는 남김없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죽는 시간을 우리가 선택할 수는 없다. 그러나 죽음이 갑자기 찾아올 때 어떤 태도로 임하느냐, 어떤 식으로 죽을 것인가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 정할 수 있다. 죽음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적절하게 노력하기만 하면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출처 : 어부림 ( 魚付林 )
글쓴이 : 거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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