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녁 산 / 배문성 혼자 깊어가는 너를 어쩔 것인가 멀고 또 멀어, 끝없이 사라지고 있는 저 산자락 앞에서 오늘이 마지막인 것들이 차례로 찾아와 저물고 있다 삶을 매듭짓는 방식은 이렇게 저무는 수도 있는 것이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아무도 모르게 그냥...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견디는 것이란 상처란 상처는 다 끄집어 내, 죄값을 묻고 또 물어 스스로를 괴롭히고 난 뒤에도 살아남는 것 그래...견디는 것이란 한없이 넘어가는 저녁 산 앞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서 있는 것 오래 견뎌온 상처들이 하나씩 둘씩 밀려오는 져녘 상처를 내려놓은 삶들이 천천히 사라지고 저녘산은 끝없이 아득한 저 너머로 넘어간다
출처 : 어부림 ( 魚付林 )글쓴이 : 거울 원글보기메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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