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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느 별에서
필부
2006. 7. 13. 21:23

우리가 어느 별에서 / 정호승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서로 그리워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하였기에 이토록 서로 사랑하고 있느냐. 사랑이 가난한 사람들이 등불을 들고 거리에 나가 풀은 시들고 꽃은 지는데 우리가 어느 별에서 헤어졌기에 이토록 서로 별빛마다 빛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잠들었기에 이토록 새벽을 흔들어 깨우느냐. 해 뜨기 전에 가장 추워하는 그대를 위하여 저문 바닷가에 홀로 사랑의 모닥불을 피우는 그대를 위하여 나는 오늘밤 어느 별에서 떠나기 위하여 머물고 있느냐. 어느 별의 새벽길을 걷기 위하여 마음의 칼날 아래 떨고 있느냐. 얼마나 더 그리워해야 우리의 사랑이 마르게 될까요. 그리움이란 마음에다 사랑으로 모닥불을 지피는 일이죠. 그래서 가슴이 벌겋게 불에 데여 못견디게 쓰라린 거죠. 우리는 언제나 서로의 가슴을 쓰다듬어 주죠? 별이 되어야 하죠. 아니 별에서 하나가 되는 거죠. 별은 하늘나라에 있고, 우리는 언제 저 별까지 걸어 갈까요? 셈을 하다보면 별을 꺼지고, 별은 꺼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