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인간에게 종교가 필요한 진짜 이유 / 최준식 교수 7

필부 2006. 5. 29. 10:41
 

인간에게 종교가 필요한 진짜 이유 / 최준식 교수 3) 인간 진화의 마지막 단계인 초인격적 단계에 대해 이제 인간은 인간 진화의 종착점인 제 3단계까지 왔다. 인생을 앞에서 본 것처럼 3 단계로 설정하는 데에 동의한다면 인간이 갈 길은 마지막 단계로 진입하는 것 외에 다른 것이 없다. 그러면 이 단계로 들어가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세계의 거의 대부분의 종교들은 이 단계로 들어가기 위해 공통적으로 사랑을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수많은 명상법을 고안해내 인류들이 이 단계로 들어가는 것을 돕고 있다.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사랑이란 한 마디로 자기희생이자 자기포기이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이야말로 자기 개아성을 포기하라는 것이다. 자기를 내세우지 말라는 것이다. 인간의 진정한 행복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인간의 궁극적인 문제를 분석할 때 모든 문제는 자기로 응결됐는데 그렇다면 해결은 자기를 소멸시키는 데에서 찾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러면 이런 질문이 가능할지 모른다. 나라는 의식이 없어지면, 다시 말해 내가 없다면 이 세상이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아울러 내가 없는데 누가 그 궁극적인 행복을 맛본단 말인가와 같은 질문 말이다. 그런데 우선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이 초의식의 상태에서 자의식이 단순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거론하고 있는 이 세 번째 단계는 그 앞에 있는 단계들을 없애버리는 게 아니라 상위의 과정으로서 포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상태가 바로 앞 단계인 자의식 단계를 포괄하고 있다면 이것은 이 단계에도 자의식이 남아있다고 볼 수는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의식적인 단계와 그것을 초월하는 상태가 공존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3 단계의 특징은 이와 같이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1 단계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적지 않은 경우에 사람들은 자의식이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1단계의 몰아적인 경지와 3단계의 초아적인 경지를 혼동한다. 그 대표적인 경우는 위에서 본 것처럼 에덴 동산을 인류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목표로 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단계와 3단계가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3단계는 앞의 1, 2 단계를 모두 융섭하고 있는 반면 1단계는 1단계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3단계는 자아의식이 있으면서 동시에 그것을 넘어서서 있는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자아의식이 있으면서 어떻게 그것을 초월해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이 가능할 게다. 다시 말해 이 두 상태는 이원론적인 논리의 입장에서는 양립할 수 없는 상태인데 어떻게 동시에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것은 적확한 지적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이 세 번째 단계인 초월의 영역에서는 두 번째 단계에서 통용되는 논리 외에 그것을 넘어서는 나름대로의 논리가 있다. 2단계에서 이원론적인(dualistic) 논리가 통용된다는 것은 상식적인 이야기이다. 그런데 3단계에서는 이 이원론적인 논리 외에 비이원론적인(non-dualisitc) 혹은 초이론적인(trans-dualistic) 논리가 통용될 수 있다. 이 논리를 따르면 양립할 수 없는 것들이 양립할 수 있다. 그래서 자아의식이 있으면서도 동시에 자아의식을 초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출처 : 어부림 ( 魚付林 )
글쓴이 : 거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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