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1, 고요해지라.

필부 2014. 11. 22. 14:49

집중 1, 고요해지라. 집중이란 우선 고요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은 다양한 사물에 끌려 다닙니다. 친근하거나 거북한 접촉으로 흥분하고, 욕구와 공포 걱정과 격정에 시달립니다. 사람은 늘 무엇인가 손에 넣으려 하거나 버리려고, 만들거나 파괴하려 애를 씁니다.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원하는데, 이것은 위험을 피하면서 목표한 바를 향해 나아가는 것을 뜻합니다. 사람들은 활동하고 투쟁하고 성취하는 인간이 되고자 합니다. 현대인은 수많은 사람, 사물, 생각, 말 속에 파묻혀 있으면서 언제나 채워지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그 많은 지식과 능력에도 불구하고 내적인 중심과의 연계를 상실한 채 우연에 삶을 맡겨버리고 살아갑니다. 이런 사람은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는 분주함에서 빠져나와 고요해질 때만 가능합니다. 우선 무분별한 욕망을 버리고 지금 가장 중요한 것으로 자신을 돌려세워야 합니다. 자신의 의지를 누르고 자신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 나는 기도 외에 아무것도 할 것이 없다. 이 시간은 자유롭게 기도만을 위하여 준비되었다.“ 인간의 마음이란 간교하여 기도를 시작하려 하면 내적인 분주함으로 온갖 생각들이 떠올라 당장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막상 기도를 중지하는 순간 그것들은 별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자신을 집중시킨다 함은 이러한 분주함의 환상을 극복하고 고요를 찾는 것, 기도에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자신을 자유롭게 하고 지금 오로지 중요한 분, 즉 하느님께 자신을 온전히 내 보이는 것입니다. 로마노 과르디니의 예비기도학교에서 밑줄긋기를 하였습니다. 일상생활 중에서도 느끼는 사실이지만 신앙생활에서 큰 어려움으로 여겨지는 것이 집중입니다. 미사에 참석하여 이 시간만큼 만이라도 집중하게 해 주십사 간절히 간구하게 됩니다. 그러나 간구와 결심이 지워지기도 전에 다른 사물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또한 다른 기도문을 끄집어 내므로 간단한 기도조차 어수선하게 갈무리 질 때를 자주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산란한 내적 상황을 보며 굳어지지 않은 신앙만 나무라게 됩니다. 집중과 몰입이 간절함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기도를 공부하려 구입한 이 책에서 기도 준비의 우선이 집중이라고 지적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