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조정 / 안좌등대

필부 2009. 12. 26. 10:42

조정 / 안좌등대 걸어서 물 위로 오 리쯤 가는 길에 그가 있다 고집 센 사랑니처럼 별 쓸모도 없는 안도나 휴식이나 평화나 위로 같은 말을 중얼거리는 그의 음성을 듣지 않으려면 주전자에 물 끓여놓고 그와 마주 보는 창가에 차까지 한 통 내려놓고 앉지 말아야 하는데 알면서도 빚진 여자처럼 그 앞에 앉는다 그는 빚이 없다 아쉬울 때만 저를 알은체하는 배들을 위해 밤마다 불을 켜고 나팔을 부우우 불어 다 갚았다

출처 : 어부림 ( 魚付林 )
글쓴이 : 거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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