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3. 사랑의 대상 d. 자기애 3)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3. 사랑의 대상 d. 자기애 이기심의 본질에 대한 이 이론은 신경증의 한 증상인 신경증적 비이기주의 - 이것은 흔히 이 증상만이 아니라 이 증상과 관련된 다른 증상, 곧 억압, 피로, 노동에 있어서의 무능력, 애정 관계에서의 실패 등으로 시달리고 있는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관찰되는 신경증의 증상이다- 에 대한 정신분석적 경험으로부터 탄생한 것이다. 이러한 비이기주의는 증상으로 느껴지지 않을 뿐 아니라 흔히 이러한 사람들이 자랑하고 있는 구원적인 성격의 특색이다. 비이기적인 사람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그는 다른 사람을 위해서 살 뿐이고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것을 자랑한다. 그는 자신의 비이기주의에도 불구하고 불행하며 그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조차도 원활하지 못하면 당황한다. 분석적 연구에 의하면, 그의 비이기주의는 그의 다른 증상과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의 증상 중의 하나이며 사실은 흔히 가장 중요한 증상이다. 또한 분석적 연구에 의해 그는 사랑하는 능력이나 즐기는 능력이 마비되어 있고 삶에 대한 적의로 가득 차 있으며 비이기주의라는 표면 뒤에는 미묘하지만 매우 강렬한 자기 본위가 숨겨져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 그의 비이기주의도 다른 증상과 함께 증상으로 해석되어서 그의 비이기주의와 다른 고통의 근원인 생산성의 결여가 고쳐질 수 있을 때에만 이 사람은 치유될 수 있다. 비이기주의의 본질은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특히 명백하게 나타나고 우리들의 문화에서는 비이기적인 어머니가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에 가장 자주 나타난다. 이 어머니는 자신의 비이기주의에 의해서 자녀들이 사랑받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며 다음에는 사랑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배우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그녀의 비이기주의의 영향은 그녀의 기대와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 어린애들은 사랑받고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이 나타내는 행복감을 보여 주지 않는 것이다. 그들은 불안해 하고 긴장해 있고 어머니의 비난을 두려워하고 어머니의 기대에 따라 살려고 애를 쓴다. 보통, 이 어린애들은 어머니의 삶에 대한 적의의 영향을 받는데, 이러한 적의를 명백히 인식한다기보다는 오히려 느낄 뿐이며 마침내 그들도 이러한 적의에 감염된다. 결국 비이기적인 어머니의 영향은 이기적인 어머니의 영향과 별로 다르지 않다. 사실상 비이기적인 어머니의 영향은 흔히 더욱 나쁘다. 자녀들은 어머니의 비이기주의 때문에 어머니를 비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린애들은 어머니를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는 속박을 받고 있다. 어린애들은 덕이라는 가면 밑에서 삶에 대한 혐오를 배운다. 만일 우리들이 순수한 자기애를 가진 어머니의 영향을 연구할 기회를 갖는다면, 우리는 자녀들에게 사랑, 기쁨, 행복이 무엇인가를 경험하게 하는 데 있어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사랑보다 더 전도력이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리라. 자기애에 대한 이러한 사상은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이 문제에 대한 다음과 같은 말에 가장 잘 요약되어 있다. 만일 그대가 그대 자신을 사랑한다면, 그대는 모든 사람들을 그대 자신을 사랑하듯 사랑할 것이다. 그대가 그대 자신보다도 다른 사람을 더 사랑하는 한, 그대는 정녕 그대 자신을 사랑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대 자신을 포함해서 모든 사람들을 똑같이 사랑한다면, 그대는 그들을 한 인간으로 사랑할 것이고 이 사람은 신인 동시에 인간이다. 따라서 그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서 다른 모든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위대하고 올바른 사람이다.(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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