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3. 사랑의 대상 d. 자기애 1)

필부 2009. 4. 11. 23:56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3. 사랑의 대상 d. 자기애 사랑의 개념을 여러 가지 대상에 적용하는 데 반대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덕이지만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죄라는 신념이 널리 퍼져 있다.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할수록 남을 사랑하지 못하고 자기애는 이기심과 같다고 생각되고 있다. 이 견해는 서양 사상에서는 멀리 소급될 수 있다. 칼뱅은 자기애를 페스트라고 말한다.(14) 프로이트는 정신의학적 용어로 자기애를 말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가치 판단은 칼뱅의 가치 판단과 같다. 프로이트는 자기애를 자아 도취, 곧 리비도를 자기 자신에게 돌리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자아 도취는 인간의 발달에 있어서 매우 초기의 단계이고, 후에 이 자아 도취적 단계로 다시 돌아오는 사랑은 사랑할 줄 모르게 된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이 사람은 미친다. 프로이트는 사랑을 리비도의 나타남이라고 보고 리비도는 다른 사람을 향하거나(사랑), 또는 자기 사진을 향한다(자기애)고 가정한다. 이와 같이 사랑과 자기애는 한 쪽이 많을수록 다른 쪽이 줄어든다는 의미에서 상호 배타적이다. 자기애가 나쁘다면 비이기적인 것은 덕이 될 수 밖에 없다. 다음과 같은 의문이 생긴다. 곧 심리학적 관찰은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 사이에는 기본적 모순이 있다는 명제를 뒷바침하고 있는가?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은 이기심과 같은 현상인가, 또는 오히려 그 반대인가? 더 나아가 현대인의 이기심은 정말로 모든 지적 감정적 감각적 능력을 가진 개인으로서의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인가? 그는 그의 사회적 경제적 ]역할의 부속품이 되지 않았는가? 그의 이기심은 자기애와 동일한가, 또는 이기심은 자기애의 결여로 생기는가? 이기심과 자기애의 심리학적 측면의 검토를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은 상호 배타적이라고 하는 견해에 나타나 있는 논리적 오류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나의 이웃을 인간으로서 사랑하는 것이 덕이라면, 나도 인간이므로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악덕이 아니라 미덕이어야 한다. 나 자신이 포함되지 않은 인간의 개념은 있을 수 없다. 나 자신의 제외를 선언하는 이론은 그 자체에 본질적인 모순이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성서의 말에 표현된 사상은 자기 자신의 통합성과 특이성에 대한 존경이 다른 개인에 대한 존경과 사랑과 이해로부터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나 자신의 자아에 대한 사랑은 다른 존재에 대한 사랑과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다.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