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스크랩] 사랑이 너무 그리운 날은 / 김구식
필부
2007. 4. 18. 20:41

사랑이 너무 그리운 날은 / 김구식 사랑에 찬바람 불어닥칠 날 없으랴 사랑에 구멍나지 않을 가슴 있으랴 뒹굴어도 목메어도 풀리지 않는 응어리 사랑이 그리 수월한 장난이더냐 사랑은 문 틈 사이로 눈만 내놓고 마음은 저 동구 밖에 나가서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일이니 오감이 다 한 곳으로 쏠리고 육감까지 동원하여 환상을 보면서 빈혈증에 시달리는 것이라 그래도 견디는 자는 행복하리라 얼어붙은 겨울 강바닥 그 밑에 노니는 물고기 사랑이어서 너무 그리워 바싹 다가서노라면 온몸에 얼음 되어 박히고 나약한 영혼은 화상을 입으니 사랑이 너무 그립더라도 태연한 척 등 돌려서 미워서 잊었노라고 큰 소리나 칠 일이다 베개나 끌어안고 발악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