其他

[스크랩] 함께하는 세상

필부 2007. 4. 13. 16:26

함께하는세상 - 이준호 문득 그리운 사람이 있거든.. 세상을 혼자 산다는 것은 너무도 쓸쓸한 일이다 가슴속까지 뻔히 들여다보고 물살처럼 빠져나가는 외로움을 작은 가슴하나로 받아내는 일은 때론 눈물에 겨운 일이다 하염없이 흐드러지며 눈앞을 내뒹구는 햇살 몇줄기에도 그림자 길게 늘어뜨리고 무심코 불어오는 찬바람에도 몸소리 치게 추운것이기에 어쩌면 세상을 혼자 산다는 것은 무모한 오만인지도 모른다. 그리워할수 있을때 그리워 해야 한다 사랑할수 있을때 사랑해야 한다 다하지 못한 말 언저리 깊게 배어내어 주절주절 뱉어도 내어야 한다 가슴시리도록 허전해 오면 목놓아 이름도 불러보고 못견디게 보고픈 사람은 찾아도 보아야 한다 가끔은 무작정 달려가 부등켜 안아도 보고 그렇게 함께 할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느껴도 보아야 한다 비가 그치고, 흐린 날씨 탓에 방안이 어두어 가슴을 열려 베렌다로 나갔다. 창으로 손을 내민 단풍가지가 바람살 따라 너울너울 춤을 춘다. 바람은 모든 것들을 흘러가게 하여 순간에서 순간으로 떠밀고 가지만 눈에 띄는 것은 세상을 춤추게 한다는 사실을 목격하게 되고, 바람이 부는 날은 한가롭게 창가에 서서 세월의 흐름속에서 그저 담담히 누군가를 기억하고 그리워하게 된다. 스며들듯 젖어드는 그리움 따라 그 누구를 떠올리다가 차곡차곡 쌓인 사랑의 무게 때문에 격정이 일고 모든 것을 끄집어내기가 겁이 나 한참 숨을 고르고 나면 바람은 잔가지들을 흔들어 겨우 눈을 뜬 초록 새들을 퍼덕이게 한다. 날 줄 모르는 새를 날아보라 채근하는 모습에 안쓰러움이 일고, 손을 저어 말릴 일도 아니라서 바라만 보게된다. 그러다, 나뭇가지가 아니라 그리움을 놓고 어쩌지 못하는 나를, 내 자신을 보고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히죽 웃고만다. 입술을 뽀족히 내밀고 실없이 웃고있는 나. 어쭙잖은 슬픔으로 눈가가 젖은 철없는 나를 나무랄 수가 없다. 언젠가는 그리움이란 행복을 준비하는 일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그래서 참고 기다리는 일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이가를 알려주어야겠다. 누구에게? 그 누구에게. 그리고 내 자신에게.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란다. 혼자라는 생각이 외롭게 만들 뿐이다. 그대와 나, 그리고 우리 모두 함게하는 세상이라는 걸 느껴야한다.

출처 : 어부림 ( 魚付林 )
글쓴이 : 거울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