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웨이 주유소 / 원재훈

필부 2006. 10. 5. 02:35

하이웨이 주유소 / 원재훈 누구나 한번쯤은 멈추어야 한다 돌아보면 너무 먼 길, 서둘러 떠나도 항상 나는 한 걸음씩 늦춘다 버스나 자가용들이 경유나 무연휘발유를 급유시키듯 사람들도 한번쯤은 자신의 영혼이 어디서 헤매고 있는지 영영 땅 밑으로 스며들었는지 찾아보아야 한다 꼭 그러한 법은 없지만 비가 오면 슬픈 척하고 거리에서 흘러 나오는 유행가를 읊조리면서 하이웨이 주유소를 서성거려도 된다 새마을 중앙본부를 돌아서 강서 구청으로 좀 시간이 나면 아예 김포까지 시외버스를 타고 동그란 구름들이 뭉치는 것을 구경하다가, 배가 고프면 버스에서 내려라 하이웨이 주유소에서 급유시키듯 허름한 술집에서 막걸리 한잔을 마시고 안주를 많이 집어먹어라 사노라면 언젠가는…… 흥얼거리면서 낮게 낮게 그리고 슬프지 않게 어디를 가든 누구나 한번쯤은 꼭 멈추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