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3. 사랑의 대상 d. 자기애 2)

필부 2009. 4. 21. 18:51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3. 사랑의 대상 d. 자기애 이제 우리는 기본적인 심리학적 전제들에 도달했고 이 전제들 위에서 우리들의 논의의 결론을 내리게 된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이 전제들은 다음과 같다. 다른 사람만이 아니라 우리들 자신도 우리들의 감정과 태도의 대상이며, 다른 사람과 우리 자신에 대한 태도는 모순되기는 커녕, 기본적으로 결합적인 것이다. 지금 토의하고 있는 문제와 관련해서 말하면 다음과 같다.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과 우리 자신에 대한 사랑은 이자택일적인 것이 니다. 반대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태도는 다른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모든 람들에게서 발견될 것이다. 대상과 우리 자신의 자아 사이의 관련이 문제되는 한, 사랑은 칙적으로 불가분의 것이다. 순수한 사랑은 생산성의 표현이고 보호, 존경, 책임, 지식을 의미한다. 순수한 사랑은 누군가에 의해 야기된다는 의미에서의 감정이 아니라 사랑받는 자의 성장과 행복에 대한 능동적 갈망이며, 이 갈망은 자신의 사랑의 능력에 근원이 있다.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할 줄 아는 힘의 실현이고 집중화이다. 사랑에 내포되어 있는 기본적 긍정은 본질적으로 인간적인 성질의 구현자로서의 사랑하는 사람을 지향하고 있다. 한 사람에 대한 사랑에는 인간 자체에 대한 사랑이 내포되어 있다. 월리엄 제임즈가 말하는 이른바 일종의 노동의 분업 - 이러한 분업에 의해 우리는 우리 가족을 사랑하지만 타인에 대해서는 아무런 감정도 갖지 못한다- 은 사랑에 대한 기본적 무능력을 보여 주는 징후이다. 인간에 대한 사랑은, 흔히 생각되고 있는 바와 같이, 특별한 사람에 대한 사랑에 뒤따르는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비록 발생적으로는 특별한 개인에 대한 사랑에서 획득된다 하더라도 인간에 대한 사랑은 특별한 사람을 사랑하는 전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서 다음과 같은 귀결이 나온다. 곧 나 자신의 자아도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의 사랑의 대상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자신의 생명, 행복, 성장, 자유에 대한 긍정은 우리 자신의 사랑의 능력, 곧 보호, 존경, 책임, 지식에 근원이 있다. 만일 어떤 개인이 생산적으로 사랑할 수 있다면, 그는 자기 자신도 사랑한다. 만일 그가 오직 다른 사람만을 사랑할수 있다면, 그는 전혀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이 원칙적으로 결합되어 있다면, 다른 사람에 대한 순수한 관심을 분명히 배척하고 있는 이기심을 우리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이기적인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고 모든 것을 자기 자신을 위해 원하며 주는 데에서는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받는 데에서만 기쁨을 느낀다. 그는 거기서 무엇을 얻어 낼 수 있는가 하는 관점에서만 외부 세계를 본다. 그는 다른 사람의 욕구에는 흥미가 없고 다른 사람의 존엄성과 통합성을 존중하지 않는다. 그는 오직 자기 자신만을 생각한다. 그는 자기 자신에 대한 유용성을 기준으로 모든 사람과 모든 사물을 판단한다. 그는 기본적으로 사랑할 줄 모른다. 이것은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과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은 불가피한 이자택일임을 증명하지 않는가? 만일 이기심과 자기애가 동일하다면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정은 우리들의 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 잘못된 결론을 내리게 하는 오류이다. 이기심과 자기애는 동일한 것이기는커녕, 사실상 정반대되는 것이다. 이기적인 사랑은 자기 자신을 엄청나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사랑하지 않는다. 사실상 그는 자기 자신을 미워한다. 자기 자신에 대한 애착과 배려의 결여 - 이것은 그의 생산성의 결여에 대한 한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 는 그를 공허하게 만들고 좌절시킨다. 그 는 반드시 불행하며 생활로부터 만족을 강탈하려고 초초해 하지만 스스로 이 만족의 달성을 가로막고 있다. 그는 지나치게 자기 자신을 돌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는 진정한 자아를 돌보는 데 실패한 것을 은폐하고 보상을 얻으려고 노력하고 있을 뿐이며, 이러한 노력은 실패로 끝난다. 이기적인 사람은 마치 그의 사랑을 다른 사람들로부터 철수시켜 자기 자신에게 돌리는 것과 같다고 해서 프로이트는 이기적인 사람이 자아 도취적이라고 주장한다. 이기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한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또한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도 못한다. 예컨대 지나치게 걱정하는 어머니에게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은, 다른 사람에 대한 탐욕스러운 관심과 비교하면 이기심을 이해하는 것이 더욱 쉬어진다. 이 어머니는 그녀의 어린애를 특별히 좋아한다고 의식적으로 믿으면서, 사실은 그녀의 관심의 대상에 대해 깊이 억압되고 있는 적의를 갖고 있다. 이 어머니는 어린애를 지나치게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어린애를 사랑할 능력이 전혀 없는 것을 보상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지나친 관심을 갖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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